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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 취직하렵니다" 유급지원병·부사관 경쟁률 급증
등록일
2009-04-14
작성자
김기홍
조회수
1561
▲ 불황이 계속되면서 병무청에는 조기에 군 입대를 하려는 복무 예정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대구경북지방병무청 징병검사장에서 시력측정 테스트를 받고 있는 입대 예정자.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군대가 최고 직장?' 10년 전 'IMF 세대'가 취업난을 피해 군으로 몰린 것처럼 '서브프라임 세대(글로벌 금융위기를 겪는 세대)'들도 대거 군문(軍門)을 노크하고 있다.

◆군 입대, 하늘에 별 따기

대학생 김기수(21)씨는 '군 삼수생'이란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대학 입시 문턱은 단번에 넘었지만 지난해부터 연거푸 낸 입대 지원에서 세 번이나 낙방했다. 김씨는 "입대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해경, 육군 기술병에 지원했으나 번번이 떨어졌다"며 "지원자들이 너무 많아 대학 들어가기 보다 어렵다"고 했다.

기술병, 해병대, 공군 등 모집병의 경우 일반병보다 군 입대 대기 기간이 짧아 복무 예정자들에게 큰 인기다. 대구병무청에 따르면 일반병 경우 예년에는 3개월 정도 기다리면 입대할 수 있었으나 요즘은 지원자가 많아 오는 8월 이후에나 입대가 가능하다. 반면 모집병은 2개월만 기다리면 군 복무를 시작할 수 있어 지원자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올 초 휴학한 대학생 박진혁(21)씨는 하루 일과를 병무청 홈페이지 방문으로 시작한다. 박씨는 "하루라도 빨리 군 입대를 하기 위해 공군 기술병에 지원할 예정"이라며 "어차피 갈거면 요즘 같은 불경기에 군 복무를 하는 게 낫다"고 했다. 박씨의 다른 친구들도 군 입대에 목을 매고 있다고 전했다.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모집병 지원자들도 큰 폭으로 늘었다. 공부나 생계 때문에 군에 늦게 가려 했지만 최근에는 군입대를 늦추려던 추세가 최근에 조금이라도 빨리 입대하려는 것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지원병만 입대하는 해군과 공군의 경우 전국적으로 지난해 6만3천여명이던 지원자 수가 올해 8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본다"며 "지원자의 90% 이상이 대학생이고 경쟁률도 높다"고 말했다.

◆직업 군인이 좋아

직장인 이승렬(21)씨는 요즘 초조하다. 이달 말쯤 육군 유급지원병 합격 발표가 있기 때문. 유급지원병은 일반병으로 복무기간을 마친 후 추가 복무하거나 입대 때부터 전문병으로 복무하는 제도로, 월 120만원 정도의 보수를 받을 수 있어 젊은 층에게 인기다. 이씨는 "부사관 경쟁률이 높아 일단 보수가 좋은 유급지원병으로 군 복무를 하면서 직업군인 쪽으로 진로를 잡고 있다"고 말했다.

직업 군인의 길로 들어서는 젊은이도 늘고 있다. 계명대 학생군사교육단(ROTC)은 올해 50명 안팎의 인원을 선발할 예정이나 응시인원이 140여 명이 몰려 고민이다.

부사관 경쟁률도 치열하다. 올해 육군본부가 공무원 신분인 부사관을 지난해보다 1천200명 증가한 1만67명을 선발하기로 하자, 문의가 폭증하고 있다. 육본에 따르면 지난해 1/4분기 부사관 894명 모집에 1천244명이 몰려 평균 1.4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나 올해 1/4분기엔 부사관 1천83명 선발에 2천264명이 응시해 경쟁률이 1.91대 1로 높아졌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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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04월 14일 -